내가 첨으로 산행을 시작한게 아마 2004년 이었을꺼야.
준태기 꼬임에 빠져서리
처음 산행모임 장소에 갔을때
난 7부 청바지에,
파란 나시티에
빨간 등산화 신고
헌팅캡에 썬글라스 쓰고 갔더만.
준태기 하는 첫말" 웬 깡패?"
ㅎㅎㅎ
첨으로 간데가 관악산8봉이었지 아마?
산행복장도 전혀 갖추지 않은 모습으로 갔다가 바위로만 가는 8시간의 산행에
엄지 발톱이 빠지는 바람에 열이 팍 받았쥐.
그래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해보자 하는 맘으로
본격적으로 산행장비를 장만했어.
이땐 가끔 릿지를 겸한 워킹산행만 했었지..
울 토끼방에 머리아픈일이 생겨서 난 더욱 산으로 도망갔었어.
매주 토욜가던 산행에서 주중에 하루 야등까지
조금씩 내리는 이슬비에 푹 젖어있는 소요산바위에 오르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발목을 다쳤지 이날.
초반 첫봉우리에서 다쳤지만 가진거라곤 오기밖에 없는 바람에
아픈발을 질질 끌고 봉우리 5개를 넘었어.
결국은 귀가해서 담날 시퍼렇게 퉁퉁부운 발을 끌고 병원가서 기부스를 했지만
그래도 2006년 가을에 울친구들하고 함께 했던 대둔산 산행은 영원히 잊지 못할꺼야.
가는 내내 웃음꽃을 피우면서 배를 잡았었지..
2007년 1월에 친구들하고 폭설 내리는 지리산 등반을 갔었어.
산행 선수들인 친구들속에 폭탄 노릇하던 난 이날 만큼은
민폐 안끼치겠다고 오버를 했던거야.
앞이 안보일정도로 쏟아지는 눈폭풍과 한파에
장갑도 꽁꽁 얼고
얼굴 가린 수건조차도 꽁꽁 얼어버렸구.
세석산장에 도착하니 폭설로 입산통제 됐다구
고립되기전에 얼른 하산하라는 명령에 또다시 서둘렀지.
폭설에 12시간을 걸은 난 양쪽다리 십자인대가 다 무리가 가는 바람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질질 발을 끌면서
한파에 저 체온증까지 오고
내 체력을 몰랐던거야.
돌아와선 한동안 제대로 못걷고 한의원에 다니면서 침맞고.
이 산행이 몇년을 함께 했던 내 친구와의 마지막 산행이었어.
산행을 하면서도 순전히 어리광섞인 의타심만 있구
밥도 항상 내 친구넘이 내꺼까지 들고와
난 거의 빈배낭만 메고 댕기고.
그러면서도 간섭 받는건 싫어하는 내못된 승질머리때문에
난 이친구들과 이별을 결심했어.
이후론 산악회를 따라 다니기 시작했어.
항상 막연하게 동경하던 암벽을 할수 있는 계기가 생겨
얼릉 신청했쥐.
욜씨미 수업도 듣고
생전 듣도 보도 못했던 암벽장비 장만해선 첨으로 바위에 제대로 매달려 보고
순전히 쇳덩이로만 되어있는 암벽장비에
도시락까지 챙겨서 배낭에 넣어 지고 다니면서
항상 날 마니 챙겨주었던 내 친구넘들이 생각났었어.
아~~
난 참 너무도 못 됐었구나..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고마운 줄도 모르고
날 챙겨주는 걸 당연하게만 여기면서 다녔으니~~~
5주간 교육받고 졸업등반 하던날...
꿈에도 그리던 인수봉 정상을 내손과 내 발로 밟아본거야.
월마나 설레이고 감격스럽던지.
하산해선 울대장님이 손 씻으라고 물을 부어주는데,
손 끝이 너무도 쓰리고 아픈거야.
긴장감과 감격스러움에 내 손끝이 다 벗겨지고 피멍이 들은걸 몰랐던거지.
졸업등반 이후에 첨으로 가진 지방원정산행.
전에 울방친구들과 함께 갔던 대둔산을 이번엔 암벽으로 간거야.
내 생일날이라서 못간다고 했더니
다들 함께 생일 추카해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울팀 막내가 코펠속에 장만해온 쵸코파이로 생일케잌 만들고.
휴지를 나뭇가지에 돌돌 말은 촛불까지.
ㅎㅎㅎㅎ
생전 잊지 못할 생일 파티를 했었쥐.
케이블카 타고만 가봤던 설악산을 등반해보고.
15시간의 천화대 등반까지.
너무도 좋은 선배님을 만나는 바람에 난 그분을 따라 다니기 시작했어.
내 생전에 언제 설악산 울산암과 솜다릿길을 등반해보겠어?
그 감격~~
첨엔 울팀 4명으로 다니다가 작년중반부터는 팀인원을 늘려서
지금은 8명이 함께
인공등반(거벽)도 하고,
빙벽도 하고,
정신없이 따라다녔어.
울 토끼방 카페지기였으면서도 제대로 신경도 못쓰고
내 산행만 다니느라 친구들한테 마니 미안했지만.
오프모임은 정모만 가는 바람에...
지금이야 운영진 내놓고 맘 편하게 있지만.
더 깊이 빠져들었지.
매주 이틀씩 산으로 얼음으로.
그러다가 내 몸에 과부하가 걸려버렸어.
원래 손이 약한데,
내 몸 생각 안하고 정신없이 다니다가
어느날부턴가는 잠을 자다가 손이 마비 되는 바람에
수없이 잠을 깨선 주무르고 털고 난리 부르스를~~
내 손 내가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의 고통에..
2월 마지막 빙벽을 끝내곤 바로 병원으로 들어가 수술대에 누웠어.
손목 신경을 누르고 있던걸 제거 했쥐.
오른손 손목 수술하고.
왼쪽어깨엔 신경이 파열되어있구.
꾸준한 근력 운동을 해선 신경을 보호해야 한다는데..
요즘은 다시 돌아온 바위 시즌에 난 가지도 못하고
울팀식구들 등반 사진만 쳐다보고.
한동안은 워킹산행만 해야 하는데,
요 몇년을 바위 타는 사람들하고만 다녔더니,
하나같이 나보고 와서 자기들 바위 타는거 구경하고
찍사만 하라는데.
에효~~
배는 아프지만 할수 없지모.
가끔 울팀 사람들 꼬셔서 워킹산행 한번씩 하고
욜씨미 사진이나 찍어줘야지모..
카페지기 일때도 제대로 못들어오고 신경 못썼던 울방
지금 평회원일때라도 욜씨미 자리 지켜보지모.
ㅎㅎㅎㅎ
미안~~
히~~~
그래도 내가 울친구들 무지막지하게 울트라 캡숑으로 사랑한다는 거 알아주세용...
---손목 제대로 못써서 완존히 끈떨어져 기죽어 있는 밍지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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