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지의 등반후기

화천 딴산빙장==1월31일(토)

밍 지 2009. 2. 2. 14:05



첨 써미트폭에서 얼음 맛보던날 이후론

얼굴 보기 힘들었던 소연이도 참석한다기에

모처럼 울식구 다 모이나보다 했더니,

집안일로 분순언니가 빠지는 바람에



전날 신랑 가출하는 보따리 싸느라 2시 다되서 잠들곤

새벽 5시전에 일어나선 준비..

앞집아저씨 기다리면서 왜이리 하품만 연달아 나오던지.



잠 못자서 졸립다고 했더니,

운전대 주고 가는동안 잠시라도 눈 붙이라고.

그래놓고 잘라고 눈만 감으면 말 걸고..

우쒸..



언제나처럼 구리 해장국집에 모여앉아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 뚝딱 해치우고,

화천 딴산빙장으로 출발~~~



춘천가도에 매주 들르는 마트에 들러서 약간의 식량 조달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매주 지나는 길인데도,

춘천가도의 강변길은 왜그리 매혹적으로 보이는건쥐..



강변에 서 있는 이쁜 펜션에서 모닥불 피워놓고,

낭만도 즐겨보면 월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도 해가면서...



딴산빙장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지정석에 자리펴고

보따리 풀러놓고,

줄 거는 동안 울식구들 먹인다구 소연이 김치전 부치고,

캬~~

넘넘 맛있어..

소연아 담에 또 해주라.

ㅎㅎㅎ



요 며칠동안 날씨가 포근해지는 바람에

얼음이 마니 녹아서인지

바일을 찍으면 찍는데로 푹~~

어떤곳은 쭈욱~~~ 바일이 밀려내려오고,

크렘폰도 찍는데로 푹 들어가고,



오전에 올라갔을때는

얼음이 녹아 물이 줄줄 흐르는 바람에

올라가면서 소매속으로 물이 흘러들어가고,

장갑도 푹 젖는바람에

손이 시리다못해 감각까지 없어지는 바람에

죽는 줄 알았네요.



중반쯤 올라갔을때 손에 감각이 없어졌지만,

빙벽 시작한지가 벌써 몇회인데

도중에 하강하고 싶지 않아 꾹 참고 끝까지 올랐더니,

내려와선 비너에서 자일을 도저히 뺄수가 없어

손 털고 빼려는데,

옆길에서 하강한 다른팀분이 달려와선

제 자일을 빼 주셨네요.

위에서 폭탄처럼 떨어지는 얼음 피해 빨리 내려가자고 하시면서....



선녀언니 준비해온 도루묵 찌게에

선배님이 들고오신 전기밥솥으로 밥을 해선

후다닥 식사하곤 다시 벽으로...



지난번만 해도 소나무에 픽스해논 왼쪽길

겨우겨우 한번 올라갔다와선 손에 힘이 다 빠지는 바람에

다시 올라갈 엄두도 못냈는데,



물이 줄줄 흐르는 곳을 한번 올라갔다 내려왔는데도

힘이 안들고

하강하면서 바로 올라가야지 하고 맘 먹었는데

담 순번이 기다리는 바람에~~



울식구들 사진 찍어주려고 돌아다니는데,

지난번 빙장에서 봤던 다른팀 분이

자기가 내 사진을 찍으면서 봤다고

전보다 오르는 모습이 한결 안정돼 보인다고



히~~~



큰돌팀 세옥언니 내려오곤 다시 도전...

오르다보니 자일을 왼쪽으로 넘길수가 없어 하강해선 다시 오르려다

위를 쳐다보니 자일이 오른쪽으로 갔기에

자일따라 오르니

에공

허공에 달려있는 고드름길.



에이 자일이 걸려있는데

설마 죽기야 하겠어.

위로 바일 찍고 매달리니

밑에서 현수오빠 있는 힘껏 텐 주시고,



에고에고

내 실력에 간이 부었지.

언감생심 꿈도 야무지게 꿨지.

어떻게 여길 걍 오를 생각을~~~



그나마 튀어나온 얼음은 찍지말고 고드름 사이나 약간 들어간곳을 찍어야 한단

선배님 말씀이 생각나서

눈으로 째려봐가면서 틈에다가 바일 내리치고

구멍에 바일 걸치고,

N바디고, X바디고 다 생략하곤 대롱대롱 매달려선

기둥만 보였다 하면 쪼인트 까듯이 발을 들이박고,

겨우 간신히 무사히~~~~



휴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내 자신이 스스로도 너무도 기특하단 생각에..

ㅎㅎㅎ

세번이나 올랐는데도 팔이 안아프니 이게 몬일이래??



흐르는 물에 옷은 다 푹 젖어 속옷까지...



등반 마치고

보따리부터 싸놓고

남은 찌게에 라면 넣고 끓이고

소연이 김치전 부치고,

저녁까지 해결하곤

화천 딴산빙장에서의 하루를 정리하고 나니,

어느덧 6시가 넘었네요..



점점 올라가는 기온에 빙벽 이제 몇번이나 할수 있을런지~~~

조금 익숙해져 갈만하면 자꾸 시즌이 끝나버리니,,



아쒸~~~



매주 들려오는 빙벽사고소식에

다들 맘은 숙연해지고,

울적한 선배님 또다시 우리에게 안전등반 강조하시고,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