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지의 등반후기

내원암 코바위 인공등반 == 12월 14일

밍 지 2008. 12. 15. 14:02

유양리가 폐쇄되어 내원암으로~~~

거기가 참 좋았는데.

비록 지난번 모닥불 피우다가 말긴 했지만서도..



암벽 첨 배울때 우리의 학교였던 곳...



그때에 비하면 밍지 용 됐네요..

첨으로 암벽장비 넣은 배낭이 힘에 부쳐 도시락까지 넣으면

몸이 저절로 뒤로 자꾸 넘어가서 이사람 저사람한테 짐 분산시키고,

(주로 용규가 전담해줬지만..ㅎㅎㅎㅎ)

헥헥 거려가며 올라갔었는데...



짐보따리가 커서 슬랩은 통과하고

걍 워킹으로 코바위앞까지..

짐 풀고 바로 등반준비...



첫볼트부터 붕 떠있는 오버...

횡단으로 쭈~~~~~~~~~~~욱 오르다가 직상..

지난번에 왔을땐 난 엄두도 못내고 주마링만 했었는데..



첫리딩은 범석오빠..

분순언니 빌레이 보고,

후발리딩은 금복오빠 밍지 빌레이...



선배님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사진도 찍어주시고,

리딩자에게 설명해줘가면서.

캠이 12개나 소요되는곳...



전에 있었던 몇개 되지도 않던 볼트를 선배님이 인정사정없이 제거했다고.

선배님이 내신 길이니 누굴 원망하리요..



이미 없어진 볼트 타령하면서 오르는 범석오빠..

볼트만 있었다면 수월했을텐데 하면서~~~~

캠이나 좀 터져라..

붕~~~날르는 멋진 사진 남겨줄께 하는 선배님 말씀에 범석오빠 진저리...

ㅋㅋㅋㅋㅋ

팬써비스 차원에서 한번만 날라주쥐..



커다란 캠 설치할곳이 많아 금복오빠 캠까지 범석오빠에게 가는 바람에

후발리딩자는 할수없이 선발자 설치뒤에 비너 따로 끼고 등반...

금복오빠 오르다 캠 터지고..

밑에서 터지는 바람에 이건 팬써비스도 아니여...



리딩자 두사람이 자일 설치하고,

점심식사부터 하고 분순언니랑 밍지 오르기로~~~



언니가 준비해온 찌게 끓이고,

밍지 준비해온 17살짜리 발렌타인 한잔씩 ....

보온도시락에 얼음 넣어왔더니 집에 도착해서까지도 안 녹았다는....

첫줄 거느라 에너지 소모가 넘 컸는지 양주 한잔에 범석오빠 벌써 혀 짧은소리..

미쵸...

금방 정상회복 되긴 했지만...



점심 먹자마자 바로 밍지 붙으라고..

두줄이 횡으로 같이 나가는 바람에 자일이 눌려

선배님 주마로 올라가서 줄 풀어놓고 다리 짧은 밍지 못 오를까봐 정상에서 대기...



허걱....

첫 볼트부터 내 손은 닿지도 않구..

우쒸..

내 키 넘어 허공에 떠 있는 볼트 미오...



범석오빠랑 금복오빠 두사람 다 밍지한테 붙어선

첫 볼트에 대신 사다리 걸어주고 피피 걸어주고.

흔들리는 사다리 잡아주고..

ㅋㅋㅋㅋㅋ

밍지 호강하면서 오르는데도 힘은 빠지고..



지난번에 자동확보줄이랑 피피 줄이 넘 늘어져서

잘난 척 한다고 집에서 가는 슬링으로 묶었더니,

넘 헐렁하게 묶었는지,



도리어 피피줄은 비비 꼬이고.



가뜩이나 힘빠져 사다리를 팔로 감으면서 오르는데,

무정한 피피는 비비 꼬여 제대로 빠지지도 않구.

보다 보다 답답한 선배님 피피도 제대로 못 푼다구.

비비 꼬아서 끼면 어쩌냐구.



"피피 누가 걸었냐?

제가요."



질문자나 답변자나 뻔한 말에 밑에서 오르던 분순언니 킥킥거리고.



헥헥거려가며 오르는데,

갑자기 아래쪽 슬랩에서 여자의 비명소리.

추락먹었나보다고 짐작만....

한참 있다가 싸이렌 소리도 들리고 웅성거리는 소리에...



그래도 오르던 길은 마저 올라야쥐.

직상길에 사다리 하다 던져서 선배님께 드리니,

팔다리 짧은 밍지 위해 선배님 걸어서 내려뜨려주시고,



사다리에 피피 걸면서 올라도 오버라서 힘 쓰기도 힘들고...

겨우 사다리 오르니 마지막 정상 와이어는 멀리도 있어 밍지는 꿈도 못꾸니.

내 확보줄 선배님 몸에 확보해선 땡겨 오르고.

에고고...



겨우겨우 간신히 오르고 나니.

입속은 말라서 쓰디쓰기만 하고.

입술은 다 헐어서 아프고.



하강해선 보따리 싸선 왔던 길로 워킹으로 안가고 바로 하강해서 가자고...

넘 힘써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건 배낭메고

하강준비하다

하네스 뒷쪽에 걸어놨던 하강기를 배낭에 눌려서 간신히 빼자마자 떨어뜨려버리고.



멈춤없이 또르르 아래로 굴러가는 하강기에 "낙빙" 소리치고.

밑에서 구조대 환자 수송에 바쁜 와중에 장비를 떨궜으니...



밍지 바부탱이..



환자한테 맞을까봐 선배님이 몸으로 받았다는.

그나마 하강기가 텅텅 부딪치면서 떨어지지 않고.

바위면에서 밑에까지 또르르 계속 굴러내렸다니 넘 다행이었던거 있죠???



어떻게 그런식으로 떨어질수 있냐는 금복오빠 말에 쥔 닮아서 얌전하게 떨어진거예요.

ㅋㅋㅋㅋ



하강하니 구조대원들 사고자 수송하고,

다친 여자분 심하지 않기를 속으로 기원하면서...



남은 양주 뒷풀이때 마시려고 했다가 쥔아줌마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에 바로 깨갱..

담번 등반에 들고 갈께요.



인공등반 앞으로 몇번이나 할수 있을지..



지구 온난화에 바로 동참된 우리나라 날씨가 도대체가 빙벽할만큼 추워지진 않으니.

선배님 장비로 빙벽 맛 보다가 장비 장만하려고 벼르고 있는 중인데...